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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고관리자 작성일20-07-24 10:14 조회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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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배효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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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생생한 촬영 현장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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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5일 개봉하는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감독 홍원찬)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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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4일 공개된 비하인드 스틸에서 가장 이목을 끄는 스틸은 바로 처절한 암살자 ‘인남’과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로 강렬한 변신을 예고한 황정민과 이정재의 현장 모습이다. 두 배우는 한국-태국-일본 3개국에 걸친 글로벌 로케이션에도 지치지 않는 열정과 디테일한 캐릭터 분석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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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랑야오 마을’ 촬영에 앞서 스태프들과 함께 물을 치우는 황정민의 스틸이 눈길을 끈다. 김철용 프로듀서는 “건조한 배경의 촬영을 위해 황정민은 솔선수범해서 촬영장의 빗물을 치웠다. 황정민의 열정과 에너지는 정말 대단하다”고 전하며 현장 열정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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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영화의 하이라이트 장면 촬영을 앞두고 황정민이 스탭들과 카체이싱의 동선을 익히는 모습이 담겨 색다른 재미를 보여준다. 계단 액션을 위해 동선 합을 맞춰보는 모습과 카체이싱 액션의 리허설 장면 또한 지금껏 보지 못한 ‘하드보일드 추격액션’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했던 현장 분위기를 생생하게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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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비하인드 스틸은 화기애애했던 현장의 모습을 그대로 담고있다. 태국 스태프들과 함께 환하게 웃고 있는 황정민과 이정재의 모습은 영화 전체 분량의 80% 이상이 촬영된 해외 현지 스태프들과 돈독했던 현장 분위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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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황정민은 태국 현지 배우들과 늘 액션 촬영 후 ‘Are you okay?’를 끊임 없이 물어보며 상대방을 먼저 챙기는 모습을 보여 현장 분위기를 더욱 훈훈하게 만들었다. 이정재 또한 “스탭분들이 완벽하게 준비를 해줘서 촬영을 잘 끝낼 수 있었다. 정말 감사하고 대단한 분들”이라며 변수가 많은 해외 로케이션 촬영임에도 완벽하게 마친 제작진에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는 후문이다.(사진=CJ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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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형 펀드 배당금 280% 급증
사모펀드 환매 중단에 신규 펀드 설정액 42%↓
[이데일리 최정희 기자] 올해 상반기 지급된 펀드 이익배당금이 9조6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1년 전보다 25% 가량 증가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3월 주가가 폭락했으나 ‘V자’ 반등으로 빠르게 회복한 영향이다.

코로나19 여파와 사모펀드 환매 연기 등에 투자 심리가 위축, 신규 펀드 설정액이 42% 가까이 급감했다.


(출처: 예탁결제원)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상반기 지급된 펀드 이익배당금은 9조5972억원으로 작년 상반기(7조6517억원)보다 25.4% 증가했다.

공모펀드는 1조4406억원, 사모펀드는 8조1566억원을 지급해 전년동기보다 각각 12.8%, 28.0% 증가했다.동행복권파워볼

배당금을 지급한 공모펀드 갯수는 1079개로 5.2% 늘어났고 사모펀드는 7292개로 18.4% 늘어났다.

펀드유형별로 보면 주식형 펀드의 이익배당금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주식형 펀드 배당금은 7358억원으로 280.3% 증가했다. 파생상품투자형 펀드를 포함한 기타 펀드유형의 이익 배당금은 1조9693억원으로 51% 늘어났다.

채권형 펀드 배당금은 1조4195억원으로 17.9%, 대체투자형 펀드 배당금은 4조4818억원으로 11.0% 증가했다. 머니마켓펀드(MMF) 배당금은 9908억원으로 8.4% 늘어났다.

펀드에서 배당금을 받고 해당 펀드에 재투자한 금액은 3조7370억원으로 전체의 38.9%를 차지했다. 공모펀드는 1조2330억원, 사모펀드는 2조5040억원이다. 재투자율(재투자금액/배당금 지급액)은 각각 85.6%, 30.7%로 나타났다.

한편 상반기 예탁원을 통해 신규 설정된 펀드는 총 35조1765억원으로 41.8% 감소했으나 청산 분배금은 27조97억원으로 0.8% 증가했다. 신규 설정 펀드 개수는 2041개로 52.8% 감소했고 청산 펀드도 28.9% 감소한 2473개로 집계됐다. 공모펀드 신규 설정액은 4조2980억원으로 8.2% 감소했고 사모펀드는 30조8785억원으로 44.6%나 줄었다.

예탁원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침체, 일부 전문사모펀드의 환매 및 상환금 지급 연기로 상반기 신규 설정, 청산된 펀드 수가 대폭 감소했다”며 “청산 분배금 지급액도 미미한 상승에 그쳤다”고 밝혔다.


OSEN
'우리 사랑 했을까' 영상 캡처


[OSEN=박판석 기자] 이번엔 후진이 아니라 직진이다. JTBC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 구여친 송지효를 향한 구남친 손호준의 마음은 현재진행형이었고, “나 아직도 너 좋아해”라는 두 번째 반전 고백이 이뤄진 것.

JTBC 수목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극본 이승진, 연출 김도형, 제작 JTBC스튜디오, 길 픽쳐스, 이하 ‘우리사랑’) 6화에서 오연우(구자성)의 고백에 당황했던 것도 잠시, 물웅덩이로 후진한 차 때문에 물폭탄 세례를 받은 노애정(송지효)은 분노를 금치 못했다. 좋은 영화 한 편 때문에 “오랜만에 감성충만 했던 마음”이 한달음에 달아나버렸기 때문. 혼쭐을 다짐하며 뺑소니범(?)의 차 번호 ‘1780’을 곱씹고 또 곱씹었다. 그런데 분노로 되새김질한 ‘1780’과 조우하게 된 건 아주 예상 외의 곳이었다. 바로, 다음 날 연락을 받지 않는 오대오(손호준)가 걱정돼 찾은 그의 집 주차장에서였다.

먼저, 애정은 대오가 주아린(김다솜)과 미팅을 잡았다는 소식에 “정말 고생하셨습니다”라며 프로듀서로서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게다가 대한민국의 내로라 하는 영화계 인사들이 모이는 ‘천명의 밤’에 초대까지 받았다니, 애정의 무한칭찬을 받은 대오의 어깨는 한껏 올라갔다. 추켜세움은 여기까지, 프로듀서의 지위를 내려놓고 ‘노애정’ 모드로 돌변한 그녀는 “이제 사과를 좀 받아볼까”라며 간밤의 행동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오만방자한 호기심에 룰을 좀 만들어야겠어”라며 사전거리 안으로 들어오지 말 것을 경고했다. “극존칭 및 극존대어 사용, 주 52시간 외 연락 및 만남 자제, 5초 이상 시선 접촉 금지, 불필요한 스킨십 금지” 등, “사람을 완전 재난 취급”한 조건이 적혀 있는 ‘작업 중 안전수칙’을 보며 대오는 기가 찼다. 그래서 아주 열심히 안전수칙을 지켜줬다.

그렇게 감독으로서, 그리고 프로듀서로서 예우를 갖추며 향한 아린과의 미팅 장소. 이름도, 나이도 싹 바뀐 탓에 대오는 알아보지 못했지만, 아린은 고등학교 시절 대오와 인연이 있었다. 그러나 그 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대오에게로 향하는 길엔 여친 애정이 있었고, 특별한 사이로 발전할 순 없었다. 14년 만에야 성사된 만남에서도 마찬가지였다. 한껏 마음이 부풀어 자리로 향하는 순간, 그의 옆엔 애정이 있었다. “주아린 씨 말고는 다른 사람은 생각해 본적이 없어요”라는 대오에게, 괜스레 여자 주인공 캐릭터에 ‘딴지’를 걸며 “대신 제가 맡을 그 배역 처음부터 다시 그려주세요”라는 조건으로 출연을 승낙한 이유였다. 어쩐지 이번에도 험난한 여정이 눈 앞에 놓인 듯 했다.

‘천명의 밤’에서는 애정에 대한 아린의 노골적인 견제가 시작됐다. 남자 주인공으로 캐스팅된 류진(송종호)과도 사이가 안 좋은데, 대오의 옆에 있는 게 싫은 애정과 같이 작업을 해야 한다는 사실에, “노애정 피디님이요. 우리 영화에 있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어서요”라며 피디를 바꾸자 제안한 것. 표정이 굳은 대오는 “전 노피디 없이 이 작품 하고 싶은 생각 없는데. 그냥 인지도가 없어서 그렇지 누구보다 훌륭한 프로듀서이거든요”라며 애정 방어에 나섰다.

그런 줄도 모르고 해맑게 다가와 아린에게 진심의 감사를 전한 애정. 그러다 아린 때문에 넘어져 음식물을 뒤집어 쓰고 말았다. 대오는 화가 치밀어 올랐고, 겉옷을 벗어 입혀주는 등 걱정되는 진짜 속마음과는 다르게 “너 바보야. 손해보고 사는 게 취미야”라는 험한 말을 내뱉고 말았다. 그 와중에 애정도 지지 않고 “서로 터치 안 하기로 해놓고 자꾸 까먹네요”라며 심기를 건들자, “그깟 룰, 지키고 싶은 너나 지켜. 난 지금부터 내 맘 가는 대로 할 거니까”라고 선언해 버렸다. 그리고 이어진 “나 아직도 너 좋아해”라는 두 번째 고백. 애정만 보면 으르렁대던 ‘나쁜 남자’의 놀라운 직진이었다.엔트리파워볼

“부담스럽다”는 애정의 반응에도, 지난 14년 간의 마음이 담긴 편지와 함께 “오래 걸려도 좋으니까, 그 끝은 나였으면 좋겠어”라고 고백을 이어간 연우, 중학생 아이를 키운다는 공통점 때문에 “사장님이랑 친구가 된 것 같다”는 애정을 보며 자꾸만 누군가를 떠올리는 구파도(김민준), 그리고 애정의 딸 하늬(엄채영)가 제 딸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애정이 더더군다나 신경 쓰이는 류진까지. 애정의 답은 누구를 향하게 될지 호기심이 날로 높아져만 가고 있다./pps2014@osen.co.kr
정부, 26일부터 프로야구 수용 관중의 10% 수준 입장 허용 검토
KBO "모든 구단이 26일부터 관중 입장 가능한지 점검하겠다"



오늘도 텅 빈 관중석6월 2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0 프로야구 두산과 NC의 경기가 무관중으로 열려 관중석이 비어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설승은 기자 = 굳게 닫혔던 야구장 관중석 출입구가 드디어 열린다.

KBO 관계자는 24일 "정부의 '관중 입장 허용 확정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KBO와 구단은 관중 입장 시점을 기다리며, 여러 준비를 했다"며 "모든 구단이 26일부터 관중 입장이 가능한지는 점검해봐야 한다. 가능한 구단이 있다면 26일부터 관중 입장을 허용해야 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프로 스포츠 관중 입장 재개 방안을 오늘 회의에서 논의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일요일인 26일 프로야구 경기부터 경기장 수용 가능 인원의 10% 이내에서 관중을 입장시키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했다.

꽤 많은 구단이 무관중으로 경기를 치르느라, 경제적인 어려움을 호소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대의가 더 중요했다.

프로야구 각 구단은 이미 관중 입장을 위한 준비를 거의 마쳤다. KBO는 6월 말 각 구단에 '관중 입장에 대비한 3차 코로나19 대응 매뉴얼'을 전달했다.

각 구단은 전광판에 '관중을 위한 코로나 수칙'을 띄우는 등 '관중 입장 테스트'도 했다.

KBO와 각 구단은 관중 입장을 위한 최종 점검을 하며 정부의 '관중 입장 허용 확정 발표'를 기다린다.
[권은비의 도시 산책자] 도봉산 자락 김수영의 무덤과 시비를 찾아서

[오마이뉴스 권은비 기자]

내겐 언제나 우상이 있었다. 돌아보면 그 우상은 나의 이상향과 이상형을 투영한 사람들이었다.

어른이 될수록 우상으로 남기고 싶은 사람은 가능한 멀리서 볼수록 좋다는 것을 깨달았다. 나이가 늘어날수록 우상이라고 꼽는 사람에 대해 모르면 모를수록 좋다고도 생각했다.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젊은 나이에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예술가나 느닷없이 스스로 숨을 끊은 유명인에 대한 일종의 노스탤지어를 갖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나의 우상은 시기별로 사라지기도 하고, 대체되기도 했다. 가수도 있었고, 영화배우도 있었고, 철학가, 혁명가도 있었으나 그 중 단연 1등은 시인 김수영이었다. 그랬었다. 이것은 과거형이다. 김수영은 나의 우상이었다. 지금은 아니다. 오늘은 과거, 나의 우상이었던 김수영의 무덤으로 향했다.

절망

김수영의 무덤은 도봉산 자락에 있다. 오로지 그의 무덤만을 보기 위해 나는 산을 올랐다. 오늘 갑자기 왜 김수영의 무덤을 봐야겠다고 생각했을까. 이렇다 할 이유를 찾지 못한 채 발걸음은 이미 도봉산 등산로 입구를 향하고 있었다.

마침 등산객들이 하산하는 시간대였다. 등산복과 등산화를 신고 산을 내려오는 사람들의 얼굴에는 그럴듯한 뿌듯함이 맺혀 있었다. 그들과 반대 방향으로 나는 단화를 신고, 조금은 우울한 표정으로 그저 뚜벅뚜벅 걸었다.

풍경이 풍경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곰팡이 곰팡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여름이 여름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속도가 속도를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
바람은 딴데서 오고
구원은 예기치 않은 순간에 오고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 김수영의 시 '절망'

때때로 절망스러울 때는 어김없이 김수영의 시 '절망'을 떠올렸다.

"졸렬과 수치가 그들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 것처럼...(중략) 절망은 끝까지 그 자신을 반성하지 않는다"

이 구절은 삶을 살아가는 시간이 축적될수록 내게 체감됐고, 증명됐다. 예치기 않은 구원의 순간이 오든 말든, 절망은 끝까지 반성하지 않기에 비로소 절망이다.


▲ 도봉산 등산로의 김수영 시비
ⓒ 권은비


시 구절을 되뇌며 산을 오르니 어느새 김수영의 '시비' 앞에 도착했다. 그러나 애초에 내가 상상했던 '무덤' 같은 형상은 없고 오로지 돌로 조각된, 아주 전형적인 시비가 덩그러니 서 있었다.

김수영 시비에는 한문으로 '김수영 시비'라고 쓰여 있었고, 그의 시 '풀'의 구절이 새겨져 있었다. 이 시비 밑에 김수영의 화장한 유해가 묻혀있을 거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시비의 바닥에는 촘촘하고 빼곡하게 회색빛 사고석이 심어져 있었다. 시비의 왼편에는 김수영의 얼굴이 부조로 조각돼 있었는데 누가 조각했는지 알 길이 없었다.

시비 앞에는 국화꽃이 놓여 있었으나 그것 역시 언제, 누가 놓고 간 것 인지는 알 길이 없었다. 시비 주변에 무심하고 무성한 풀들을 보니, 수많은 명작을 남긴 예술가도 '죽으면 그뿐이다' 싶다.

다른 세계

시인 김수영이 더 이상 나의 우상이 아니게 된 계기는 특별할 것이 없었다. 그냥 내가 변했다.

"우산대로 여편네를 때려눕혔을 때… 아니 그보다도 먼저 아까운 것이 지우산을 현장에 버리고 온"이라고, 김수영 스스로 자신의 폭력을 시로 썼던 '죄와 벌'처럼, 그의 작품 곳곳에서 '여보'와 '아내'와 '여편네' 사이의 간극이 눈이 들어오기 시작하면서 김수영은 천천히 나에게 다르게 다가왔다.

김수영이 나 따위의 사람의 우상이 아니게 된 것은 이 세계에 하등의 영향도 주지 않는다. 그저 김수영을 우상으로 여기고 그의 문장 하나하나를 귀하게 아껴 읽고 곱씹었던 나는 이제 더 이상 없다는 것을 나만 알 뿐이다.

그러고 보면 피카소는 수많은 여성들을 휴지장처럼 갈아치운 사람이었고, 그 유명한 멕시코 민중미술의 거장 디에고 리베라는 프리다 칼로에게 진상 중의 진상이었다. <순수이성비판>이라는 철학사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책을 펴낸 칸트는 오로지 백인만이 '좋은 인종'이라는 말도 안 되는 말을 남긴 고약한 인종차별주의자였다.

나의 우상이, 더 이상 나에게 아무 존재가 아닌 것이 되었을 때, 나는 가장 먼저 서가를 정리한다. 나의 작은 서가에는 디에고 리베라의 화집은 없어도 프리다 칼로의 화집은 꽂혀 있다. 과거 나의 우상이었던 김수영의 시집과 책들은 아직까진 제자리에 있으나 고은의 시집과 책은 모조리 처분해 버렸다. 최근엔 어느 미술가와 만화가의 화집도 차곡차곡 쌓아 집 앞에 내다두었다.


▲ 도봉산 등산로 입구 풍경
ⓒ 권은비


내가 어른이 된 후, 사람들은 같은 시간과 공간을 살아도 저마다 살고 있는 세계는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김수영은 더 이상 나의 우상은 아니지만 '절망'이 무엇인지 가르쳐준 시인인 것은 분명했다. 그러나 그를 사랑했던 나와 나의 세계는 이제 없고, 나는 그때와는 조금은 다른 세계에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나 따위는 누군가의 우상은 절대 될 턱도 없지만, 엉망진창으로 살더라도 절망적인 어른은 되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하며 김수영의 시비를 뒤로하고 하산하는 등산객들 사이로 들어갔다. 지겹도록 절망스러운 세계가 반복되더라도 다시, 오늘 내가 절망스러운 말들로 누군가를 난도질하더라도 기어이 반성하고 내일 다른 세계를 맞이해보자고 스스로 다짐하며 발걸음에 힘을 실었다.하나파워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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